민화에는 꽃, 새, 곤충, 문자, 십장생 등 다양한 소재가 있고 각 소재가 갖는 상징과 그림에 담긴 소망이 다르다. 취미로 민화를 시작했었던 나는 주로 모란, 연꽃과 같은 꽃을 자주 그렸었고 한동안은 책가도에 빠져서 책가도를 많이 그렸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어떤 민화를 소개하고 도안을 만들어 공유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실제로는 한 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어해도]魚蟹圖를 골라봤다.
익히 모두들 알고 있을만한 유명한 어해도 그림은 아니라서 사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ㅎㅎ 물고기한테(?) 비늘도 크게 없고… 단순한 것 같아서 이 그림을 골랐는데 생각지 못한 물결 때문에 꽤나 시간이 걸렸다. ㅎㅎ 처음 물고기를 그려보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먼저 어해도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살펴보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어해도란 다른 말로는 어락도라고도 하며 [물고기와 게 등 바다 생물을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어해도의 ‘어해’라는 용어는 7세기 중국의 역사서인 ‘북서’에 처음 등장하는데 [어해도]라는 명칭으로 조선에 등장하는 것은 18세기에 들어서였다.
조선 전‧중기까지는 어해도가 정립되지 않았고 어도魚圖(쏘가리, 잉어를 그린 그림)와 해도蟹圖(게를 수생 식물과 함께 그린 것)가 별도로 그려졌던 것으로 보이는데 18세기 이후에 물고기와 게가 함께 등장하는 어해도가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민화 속 어해도는 그럼 어떤 소망을 바라는 그림이었을까? 어해도의 상징에 대해 알아보자. 어해도 속의 잉어는 등용문 고사와 연관시켜 남성의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쏘가리, 게, 거북도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의미로 그려졌다. 게와 거북은 등껍질인 갑(甲)과 과거급제의 갑(甲)이 동일한 의미로 쓰여 이 또한 입신양명을 바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부귀와 다산의 의미로도 그렸는데 물고기 어(魚)와 남을 여(餘)의 발음이 유사하여 풍족한 삶을. 물고기의 알이 많은 것은 다산을 상징하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어해도가 중국과 다른 특징으로는 화훼, 산수와 결합되거나 병풍으로 많이 제작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어해도]를 찾아봤다. 소장품 재질을 ‘종이’로 선택하면 검색이 더 용이하다. 다양한 물고기 그림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몇을 가져와봤다. (사진 크기를 줄여서 가져와서 살짝 화질이 좋지 않을 수 있는데 이뮤지엄 사이트에 들어가면 해상도가 높은 고화질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위 그림은 <어해도 6폭 병풍>으로 한국 조선의 그림이며 삼척시립박물관 소장품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병풍으로 제작된다는 점은 중국의 어해도와 다른 조선만의 특징이다. 6폭에 담긴 물고기의 모습이 역동적이고 비늘의 무늬가 섬세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나중에 이 중 한폭 정도를 그려보고 싶어서 따로 저장해두었다. ㅎㅎ
보통 특별한 이름 없이 물고기나, 자라, 물에 사는 생물들이 그려져 있으면 ‘어해도’라는 명칭을 붙여 놓은듯 하다. ㅎㅎ 자라 그림인데 동그란 눈과 뾰족한 입, 둥글둥글한 등딱지, 짧고 통통한 다리가 너무 귀엽다. 물고기만 있는 어해도 그림에 요 녀석 한 마리 그려넣으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볼 그림도 역시 한국 조선 때 그림이고 대관령 박물관에서 소장중인 ‘어해도’이다. 위의 자라 어해도와 같이 둥근 형태 안에 물고기를 그려 넣은 점이 인상적이다. 꼭 잠수함 안에서 둥근 창 밖으로 물고기를 보는 기분이랄까? ㅎㅎ 이 외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많으니 꼭 한 번 검색해서 둘러보길 바란다.
내가 도안으로 제작한 어해도는 아래 그림이다.
시대미상의 작품이며 현재 삼척시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역시 이뮤지엄에서 검색해 찾은 그림이다. 아래 물결과 파도가 있어서 꼭 헤엄쳐 내려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 이 그림을 골랐을 때는 물고기에 비늘이 적어서 ㅎㅎ 그리기 쉬울것 같아서 골랐는데 파도와… 저 대나무들(맞나?)이 너무 오래걸렸다. ㅎㅎ 실제 민화 본으로 그려볼 생각으로 시작한 건데 좀 고민해봐야겠다. ㅎㅎ 혹시 연습해보실 분들 있으면 잘 써주시길 바란다. (양쪽 바위는 덩어리감만 살렸으니 옆에 자란 풀은 그려 넣어야한다. ㅎㅎ) 도안의 완성 모습은 아래와 같다.
물결의 부분 100%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 있음을 밝혀둔다. 그림 중간 중간 이름과 소장 박물관 도안제작 김시월. 이라는 이름을 적어 두었는데 흐리게 처리해서 도안 작업에 큰 방해가 되진 않을 것이다.
* 민화 공부를 할 때 연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도안으로 개인의 공부 목적으로 만들었으며 상업적인 무단 사용을 불가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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