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궁금한 것들을 배우고 기록하는 시월입니다. 오늘은 토종벌 분봉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오랜만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아버지께서 몇 해전부터 취미로 토종벌을 시작하셨는데 덕분에 꿀도 얻어먹고 귀여운 꿀벌들 구경도 하고 있습니다. 귀동냥으로 이것 저것 듣다보니 벌을 키우고 꿀을 얻는 일들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아무튼 이맘때면 분봉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오늘은 분봉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고 직접 분봉하며 찍은 사진 몇 개와 함께 글을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먼저 분봉이란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여왕벌이 산란하여 새 여왕벌을 만들었을 때, 벌을 일벌의 일부와 함께 딴 집이나 통으로 갈라 옮기는 것을 말한다]고 나와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식구가 많아졌으니 새로운 한 가정을 꾸려서 집에서 분가한다~ "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네이버지식백과의 분봉 설명
분봉은 봄 번식기에 많이 생기는데 대개 분봉 시기를 4월에서 5월로 봅니다. 올해는 날이 좋아서 그런가 이른 분봉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분봉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분봉이 시작되면 많은 일벌이 집 입구로부터 밀려 흐르는 것 같이 나와서 하늘로 날아오른다. 10분쯤 집 부근에서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떼지어 다닌다. 그 후 근처 나뭇가지 등에 모이기 시작하여 봉구를 만들고 정지상태가 된다. 이 구 속 어딘가에 한 마리의 먼저 여왕이 있고 소수의 수펄이 따르는 일도 있다. 이 봉구는 1시간 내지 한나절 안에 인가나 큰 나무구멍 등 어두운 곳으로 이사하기 시작하고 거기서 새롭게 집을 만들어 거처를 정한다. 분봉은 새 여왕벌이 우화할 때마다 일어나므로 사육가는 미리 왕대를 없애고 이것을 제한한다. 분봉한 벌들은 대단히 온순하므로 다른 벌집에 설탕물을 넣고 봉구 근처에 두면 쉽게 수용할 수 있다.
실제 경험해 본 분봉의 과정
실제 분봉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우리집 벌들만 그러녀나? 아무튼) 벌들은 비가 오는 날에는 분봉을 잘 하지 않고 볕이 좋고 바람이 거세지 않은 좋은 날에 분봉을 합니다. 보통 12시에서 늦게는 3시 사이에도 분봉을 했는데 올해는 오전 11시에 분봉을 하기도 했습니다. 분봉을 하기 전에 약간의 조짐 같은 것이 보이는데 먼저 벌통에 수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벌들은 일반 벌들과 달리 몸통 부분이 까맣게 생겨서 그냥 육안으로 봐도 구분이 됩니다. 이 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이제 그 벌통을 잘 눈여겨 봐야합니다. 수벌들이 많아지고 분봉의 움직임이 더 커지면 위에 말한 것처럼 벌통에서 벌이 밀려 흘러 나오듯이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옵니다. (아래 사진 참고)
정말 볼때마다 저 벌이 다 어디서 나온 것인지 놀랄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가끔 낮놀이(주변에서 토봉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하는 것과 헷갈릴 수 있긴 하지만 분봉은 확연하게 많은 양의 벌이 나와 그 주변을 빙빙 돕니다. 벌통에서 벌이 쏟아져 나오고 이때 기존의 벌통 외벽에 붙어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고 근처 하늘을 빙빙 돌며 아직 나오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여왕이 나오고 이사갈 친구들이 다 나오길 기다리는 것이겠죠?
떠날 준비를 마친 벌들이 모두 나오면 기존 벌통 근처 하늘 위를 빙빙 돌기 시작합니다.
(아래 사진 참고)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저는 그 벌 무리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멀리서 이 벌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지켜봅니다. 신기하게도 바로 먼 곳으로 날아가지 않고 나온 집(벌통) 근처에 자리를 잡습니다. 꽤 멀리 날아가서 잠시 앉아 있기도 하지만(바위틈, 썩은 나무 구멍 속) 보통은 근처에 일단 자리를 잡습니다. 하늘 위를 무섭게 윙윙 거리며 빙빙 돌던 벌들이 모두 모여 움직이고 이동하는 곳을 잘 지켜보면 어느 한 곳에 자리를 잡는데 이 과정이 꽤 신기합니다. 와라락~ 나왔던 벌들이 각자의 순서대로 정해둔 자리에 앉는 느낌이랄까요? 순식간에 조용해집니다.
분봉 나온 벌들이 임시로 자리를 잡는데 처음엔 퍼져 있는 것 같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지식백과의 말처럼 동그란 봉구를 만들고 잠잠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모양이 정말 동그랗고 예쁩니다. 분봉하는 벌들은 비교적 온순하다고 하는데 실제 분봉을 여러번 해봤는데 쏘인 적은 없습니다. 이사를 가는 것이 그만큼 이 벌들에게 큰 체력을 요하는 일이라 그런걸까요? ㅎㅎ
벌통에서 모두 나와 한 곳에 잠시 머무르며 봉구를 형성합니다. 자리에 붙은 후 처음엔 모양이 불규칙적이지만 (위 사진) 시간이 지나면 아주 동그랗고 예쁜 구 모양을 만들어냅니다. 아마 이 모양이 서로가 서로를 붙잡고 있기에 좋은 모양인 것이겠죠? (아래사진)
좀 더 쉬운(?) 분봉을 위한 노력^^
올해 아버지께서는 분봉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벌통 주변으로 분봉 나온 벌들이 잠시 머물 만한 곳들을 만들어 걸어두셨습니다. 나무 껍질 같은 것을 벗져 얇은 판자에 붙이고 그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둔 판을 근처에 걸어두거나 나무 껍질이 붙어 있는 상태의 통나무를 반으로 갈라 그대로 주변에 걸어두신 겁니다. 아무래도 나무 껍질 같은 곳에 붙기가 쉬울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집 근처를 희한하게 생긴 나무를 여기 저기 척척 걸어두셔서 이상하게 생각했고 웃었습니다. ㅎㅎ “저기에 분봉나온 벌이 붙는다고요? 에이~ ” 아니 근데 이게 무슨일이죠?
붙습니다. 붙어요! 벌들이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올해 분봉 나온 벌들이 대부분 미리 준비한 나무에 붙었습니다. 허허. 아버지께서는 아주 만족하시고 신이 나셨어요 ㅎㅎ 작년에는 바위틈으로 숨어들고 썩은 나무 사이에 들어가고.. 옮기다가 벌을 놓친 적이 많았기 때문이죠. 높은 나무 위에 올라서 자리를 잡은 녀석들은… 아쉽지만 포기하거나 기다란 장대에 잠자리채 같이 생긴 긴 망을 달아 긁어 떨어뜨려 담기도 합니다. 어려운 작업이라 실패할 때도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최근에 나뭇가지 위로 붙은 벌인데 빨간 원 안이 벌입니다. 초기라 아직 많은 양의 벌이 모이기 전 사진입니다. (아래사진)
이제 이 벌들이 얌전히 자리를 잡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면 다양한 방법으로 이 벌들을 담아서 이제 진짜 벌통으로 옮겨주면 분봉이 끝납니다. 벌이 붙은 장소(나무판자, 실제 나무의 가지)에 따라 벌을 모으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아무것도 아닌 그냥 자연물에 붙어서 벌통 뚜껑을 옆에 대고 쑥으로 살살 쓸어주면서 벌통 뚜껑에 옮겨붙게 하는 작업을 한참 해줬습니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여왕만 일단 옮겨오면 다른 벌들은 알아서 따라오니까 가능한 방법입니다. 중간에 봉구를 잘못 건드려 쏟거나 흐트러지게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술자이신 분들은 나뭇가지에 붙은 벌들도 잘 옮기시더라고요. ㅎㅎ
다행히 올해 벌들은 얌전하게 원하는 곳에 척척 자리를 잡아주었습니다. 올해 벌들의 경우 큰 모기장 같은 것으로 만든 망에 벌들이 붙은 나무를 통째로 넣어 감싸고 잘 막은 후 벌을 망 아래로 모이게 툭툭 털어 떨어뜨렸습니다. (위 사진)봉구를 떨어뜨린 후 조심해서 망을 잘 오므려 막습니다. 그리고 준비해둔 벌통 안에 벌이 올라가 자리를 잡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벌통을 제대로 둔 상태에서 아래 쪽에 벌이 들어가 있는 망을 넣고 열어주면 뚜껑 위 쪽으로 올라 붙습니다. 여기까지 성공하면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 확인해 봤을때 위로 올라붙으면 아이들이 집이 마음에 들어 이 장소에 살기로 마음 먹은 것이라고 봅니다. ㅎㅎ 하지만 집이 마음에 안들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실패한 경험도 꽤 됩니다. 아, 그리고 데려온 벌들 중에 여왕이 없다면 이 벌들은 살 수 없습니다.
벌통에 벌의 양이 많은 경우 3번도 더 분봉을 한다던데 보통 2-3번 하면 더 하지 않도록 왕대를 잡아 없애줍니다. 여왕벌이 후계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벌통을 열고 직접 없애줘야합니다. 벌통에서 왕대를 제거할 때 사진 찍어둔 것이 있어 올려봅니다. (위 사진) 여왕벌이 안에 이미 만들어진 것도 있더라고요. 벌레가 징그러울 수 있습니다. 이 왕대를 제거하면 더 이상 분봉이 나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토종벌의 분봉 작업이 마무리되면 곧 왕대 제거 작업을 하실거라고 하더라고요. 올해 분봉해서 새 벌통에 자리 잡은 녀석들이 열심히 집을 짓고 꿀을 만들어주길 기대해봅니다.
귀여운 봉구 사진으로 글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토종벌 꿀벌의 세계!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들고 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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